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
안녕하세요, 따뜻한 복지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따복이’ 입니다.
오늘은 정신장애를 앓으며 누추하고 답답한 공간에서 홀로 지내던 맹대훈(가명) 씨가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게 된 사연을 전하고자 합니다.
사례관리사가 맹대훈 씨를 처음 방문했을 때, 온 집 안에는 먼지와 담배 연기가 자욱했습니다.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잔뜩 쌓여 있었고, 심지어 싱크대에는 벌레가 기어 다녔습니다. 한 번도 빨지 않은 듯한 지저분한 이불과 화장실의 악취.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열악하고 위생 상태가 나빴습니다. 집에는 걸레나 세제 등의 청소 도구 하나 없었습니다. 초점 없는 눈동자와 긴 머리, 덥수룩한 수염 탓에 대훈 씨는 세상과 완전히 동떨어져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매일 다른 곳에서 밥을 먹어요.”
스스로 밥을 차려 본 적이 없는 대훈 씨는 매일 평일 점심마다 무료 급식소를 찾아다니며 끼니를 해결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싱크대에는 씻지 않은 그릇과 라면 봉지, 바퀴벌레 퇴치용 끈끈이가 어지럽게 놓여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침 식사는 매번 굶고 저녁과 주말은 라면이나 간단한 간식거리로 근근이 버티는 대훈 씨에게는 도움이 시급해 보였습니다.
사례관리사는 우선 대훈 씨에게 건강을 위해 규칙적으로 생활할 것을 조언하고 스스로 밥도 지어 보도록 권유하였습니다. 찬과 국은 노원구에 있는 복지관에서 반찬 배달 서비스를 지원받기로 했고, 매주 한 번씩 지역 봉사단체를 통해 미역국도 후원받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주변의 관심과 노력 끝에 대훈 씨는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이 차츰 늘었고, 어떤 날은 도와주신 분들을 초대해 식사를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이웃들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서는 대훈 씨의 외모에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맹대훈 님은 키도 크시고 미남이신데, 다음엔 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하고 여쭈었더니 이후에 방문했을 때는 정말로 수염도 깎으시고 머리도 짧게 정리하셨습니다. 대훈 씨의 의지를 엿본 사례관리사는 노원구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운영하는 이발 및 미용 서비스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게 연결해 주었습니다. 주변 분들과 전혀 교류 없이 지내던 대훈 씨도 다양한 지역 프로그램들을 통해 이웃들과 함께하는 기회를 넓혀 나갔습니다.
“깨끗한 집을 보여 드리고 싶은데, 오랫동안 살다 보니 익숙해져서요. 집 정리를 도와주실 수 있나요?”
사례관리사와 자원봉사자들은 곧장 가까운 슈퍼에 가서 고무장갑과 세제, 수세미와 쓰레기통을 사서 대훈 씨의 집을 청소하기 시작했고, 4주 후에는 대훈 씨 역시 청소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노원구 시설관리공단 빨래방의 지원으로 더러워진 옷가지와 이불들도 세탁하고, 복지관 자원봉사자들의 청소서비스도 받으면서 더욱 깨끗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대훈 씨는 곧 정신건강증진센터의 건강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얼마 전엔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 서울 IT희망나눔세상에서 무료로 보급하는 사랑의 PC도 신청했습니다.
이제 대훈 씨는 자신의 변화된 모습에 스스로 놀랍니다! 담배 냄새가 진동했던 집 안은 찌개 끓는 냄새와 인간미 넘치는 장소로 탈바꿈했습니다. 대훈 씨는 식사뿐 아니라 약도 꼬박꼬박 챙겨 먹으며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사례관리사와 봉사자들이 방문할 때면 환한 미소로 커피와 과일을 대접하기도 합니다. 항상 감사 인사를 잊지 않고, 자신의 달라진 모습에 기뻐하는 대훈 씨. 언젠가 기회가 되면 작은 일이라도 하면서, 결혼도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오늘도 대훈 씨는 주변의 이웃들에게 먼저 다가서기 위해 또 한 번 용기 있는 한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더 밝아질 대훈 씨의 앞날을 응원하며, 따복이는 이만 물러갑니다.
이 사연은 노원구 희망복지지원단의 '따뜻한 복지 이야기'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