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잤는데 여전히 피곤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왜 그럴까? 양적 혹은 질적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이다. 이를 전문용어로 '수면장애'라고 부른다. 잠 못 자는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실제로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008∼2012년, 5년 동안 수면장애 환자를 분석한 '수면장애로 인한 진료환자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08년 22만 7천여 명에서 2012년 35만 7천여 명으로 약 1.57배 늘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21만 2천여 명으로 남성 14만 5천여 명보다 많았다. 나이별로는 고령층일수록 비중이 높았는데, 60대 이상이 전체의 절반가량인 44.8%를 차지했다. 남성보다 여성이, 젊은층보다 노년층이 상대적으로 뇌의 대사나 구조에 따른 생리적 변화가 심했던 것이다. 즉, 뇌의 생리적 변화가 커 수면 리듬이 흐트려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5년 새 57% 증가' 일요일 늦잠 말고 낮잠 30분 이내로 수면장애는 불면증, 수면성 무호흡, 과다수면증, 기면병 등 증상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됐다.
그 중 불면증은 노인, 여성, 밤낮 교대 근무자, 우울증 질환자에게서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는 상황이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깨고, 새벽에 일찍 깨서 잠이 오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는 경우였다.
수면성 무호흡은 잠을 자면서 10초 이상 호흡하지 않는 경우다. 흔히 '코골이'현상과 함께 나타나는데, 잘 때는 특별한 증상을 못 느끼지만 깨면 졸림을 견디지 못한다.과다수면증 또는 기면병도 수면장애다. 갑자기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반복해 발생하거나, 웃거나 화를 낼 때 일시적으로 힘이 쑥 빠지며 허탈해지고, 잠이 들거나 깰 때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거나 환각이 보이기도 한다. 주로 15∼35세 사이에 발병한다.
이 같은 수면장애는 노화나 생리적 변화 외에도 원인이 다양하다. 지나친 스트레스나 과도한 업무, 흡연과 음주 등에 따른 수면습관의 변화도 주요 원인이 된다. 정도가 심하면 약물이나 치완치료 등의 전문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그 전에 생활 속에서 예방하려는 노력이 더 절실히 요구된다.
규칙적인 생활, 적정한 운동, 금연·금주가 가장 기본적인 예방법이다. 또 수면위생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위생법은 낮잠을 30분 내외로 제한하고, 잠들기 4~6시간 전에는 커피, 녹차와 같은 카페인이 들어간 음식을 삼가고, 일요일에 늦잠을 자지 않고 평소와 같은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등의 관리 방법을 말한다.
임광명 기자
저작권자ⓒ부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기사는 디지털뉴스 저작권신탁관리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따라 이용해야 합니다.>